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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3. 0과 음수의 발명뇌 먹이주기/성인이 되어 다시 배우는 수학 2022. 12. 3. 23:29
이전 글에서 있지만(在) 없음(不在) 상태에 대해서 다뤘습니다.무언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존재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해야 하고, 이를 '존재하는 무(無)'의 개념으로 설명하였습니다. 인류는 약 1500년 전에 이미 '존재하는 무'의 개념을 표현하기 위한 수를 발명하였습니다. 바로 '0'입니다.
0의 발명
한자를 차용한 우리말로는 영(零) 혹은 공(空)이라고 부르곤 합니다. '빌 공(空)' 자에서 알 수 있듯이 사칙 연산이 가능한 수로만 취급하지 않았을 뿐 인간은 이 개념을 매우 숨쉬듯이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. 영은 아무것도 관측할 수 없는 상태도 관측할 수 있고 존재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수로 표현하고 있습니다. 많은 학자들이 수(數)를 양을 기술하기 위해 사용해왔고 영이라는 개념을 꽤 오랫동안 부정해왔지만, 현대에는 많은 분야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.
음수의 발명
존재하는 무 개념을 바탕으로 현상에서 관측되지 않는 상태도 인식 상에는 존재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, 음수의 개념 역시 자연스럽게 고안해 낼 수 있습니다. 수의 개념을 정의하고 '있음'을 규정한다면 동시에 '없음' 상태를 규정할 수 있습니다.
'2만큼 있다'라는 개념을 정의한다면 '2만큼 없다'라는 개념 역시 함께 생성되며 표현할 수 있습니다.
'100만큼 있다'라는 개념을 정의한다면 '100만큼 없다'라는 개념 역시 함께 정의되어야 하죠.어떠한 수의 개념을 생각하더라도, 존재한다면 존재하면서 없는 상태 역시 대응되어 정의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음수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.
원점으로서의 0
사과 하나가 있다.
사과를 먹으면 사과가 없어진다.
사과가 하나일 때 없어질 수 있는 사과는 하나이다.
사과를 반 개 (1/2) 먹었다.
이제 없어질 수 있는 사과는 반 개 (1/2)이다.
나머지 반 개 (1/2)를 마저 먹었다.
이제 사과는 0개 존재한다.
없어질 수 있는 사과는 없다.인도의 수학자였던 브라마굽타는 저서에서 0을 이용한 사칙연산을 기술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.
이때 자산을 양수로 빚을 음수에 빗대어 설명하는데요, 자산과 빚의 양이 정확히 동일하여 상계했을 때 자산도 빚도 없어져서 아무것도 남지 않는 상태에 0이라는 수를 붙입니다.
0은 양수도 아니고 음수도 아닌 수입니다. 대응되어 짝을 이루는 수 역시 존재하지 않습니다. 여러모로 정말 특별한 수입니다.'뇌 먹이주기 > 성인이 되어 다시 배우는 수학' 카테고리의 다른 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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